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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의집 (한국판 vs 스페인판, 차이점)

by lifemanagement1 2025. 6. 29.

종이의집 포스터 사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스페인 원작 드라마 ‘종이의 집’(La Casa de Papel)은 리메이크되어 한국판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한국판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기존 원작의 설정을 바탕으로 하되, 한국적 배경과 문화 요소를 가미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죠. 이번 글에서는 원작과 한국판의 차이점을 중심으로 두 작품을 비교해 보며, 각기 다른 매력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스페인판: 완성도 높은 스토리와 캐릭터 중심 전개

스페인 원작 ‘종이의 집’은 2017년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적으로 방영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교수’와 각기 개성 강한 범죄자들이 한 팀이 되어 스페인 조폐국을 점거하고, 치밀한 계획 아래 인질극을 벌이는 이 드라마는 기존의 범죄 장르 드라마와는 차별화된 긴장감과 감성적 서사로 호평받았습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강점은 캐릭터 중심 서사 구조입니다. ‘도쿄’, ‘베를린’, ‘덴버’, ‘나이로비’ 등 각 캐릭터가 가진 개성과 서사가 강하게 살아 있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특히 비선형적인 시간 구성과 내레이션, 감정선을 따라가는 전개는 기존 드라마의 틀을 깨는 혁신적인 시도였습니다.

또한, 스페인 정치와 경제 현실에 대한 은유와 사회적 메시지가 녹아 있어 단순한 범죄극을 넘어서 사회적 통찰을 담았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마스크, 붉은 점프슈트, 벨라차오 등 상징 요소들도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으며 문화적 파급력을 이끌어냈습니다.

한국판: ‘공동경제구역’이라는 상상력과 한반도 설정의 의미

2022년 공개된 한국판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남북한이 경제 통일을 앞두고 공동 조폐국을 세운다는 가상 설정을 바탕으로, 원작을 한국적 맥락에 맞게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교수', '도쿄', '베를린' 등 원작과 동일한 캐릭터명이 사용되지만, 그 배경과 성격, 심리에는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정치적 배경의 변화입니다. 한국판은 한반도 분단과 통일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전면에 내세우며, 드라마가 그리는 갈등 구도가 보다 복잡하고 현실적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리메이크가 아닌, 원작을 토대로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역사적 상황과 정치적 구조를 새롭게 조명하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판은 문화적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캐릭터 간 대화 방식, 위계질서, 감정 표현의 농도 등은 한국 사회 특유의 분위기를 잘 담고 있습니다. 촬영지나 음악, 조명, 미장센 등도 한국 시청자들이 익숙하게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비교 분석: 차이점 속 각자의 매력

스페인판과 한국판 모두 각자의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1. 배경 설정: 스페인판은 실제 사회의 경제 불안과 불평등 문제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반면, 한국판은 분단국가의 특수성과 ‘공동경제구역’이라는 가상 설정을 통해 더 상징적인 사회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2. 캐릭터 해석: 스페인판의 ‘도쿄’는 반항적이고 자유로운 성향의 인물로 그려지지만, 한국판의 도쿄는 탈북민 출신으로 더 복잡한 정체성과 트라우마를 지닌 인물로 재해석됩니다. 베를린 역시 원작은 냉철한 리더이자 반사회적 인격을 가진 캐릭터였지만, 한국판에서는 북한 출신의 냉철한 전략가로 묘사되어 보다 무거운 인상을 줍니다.

3. 분량 및 전개 속도: 스페인판은 시즌제로 길게 이어지며 캐릭터 서사와 감정선을 깊이 있게 다루는 반면, 한국판은 속도감 있는 전개와 짧은 시즌 구성으로 압축적인 재미를 제공합니다.

4. 사회적 상징성: 스페인판은 대중 반란과 사회 구조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며, ‘벨라차오’를 통해 투쟁적 이미지를 강조합니다. 반면 한국판은 통일, 갈등, 남북한 협력이라는 복합적인 메시지를 전하며 사회통합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

결론: 원작과 리메이크, 두 가지 시선의 공존

‘종이의 집’은 스페인판과 한국판 모두 자신만의 강점과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페인판이 감정과 서사 중심의 웰메이드 범죄극이라면, 한국판은 정치적 상상력과 한국적 정서가 더해진 사회적 메시지 중심의 드라마입니다. 두 작품은 단순한 비교 대상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와 시선이 하나의 이야기를 어떻게 재해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